블레셋 사람이 그 환호하는 소리를 듣고 “저 히브리 사람의 진에서 저렇게 환호하는 소리가 들리는 까닭이 무엇이냐?” 하고 묻다가, 주님의 궤가 진에 들어갔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다. 블레셋 사람이 두려워하면서 말하였다. “ 이스라엘 진에 그들의 신이 들어갔다.” 그래서 그들은 외쳤다. “이제 우리에게 화가 미쳤다. 일찍이 이런 일이 없었다. 우리에게 화가 미쳤는데, 누가 저 강력한 신의 손에서 우리를 건질 수가 있겠느냐? 그 신들은 광야에서 온갖 재앙으로 이집트 사람을 쳐서 죽게 한 신들이다. 블레셋 사람들아, 대장부답게 힘을 내어라! 그렇지 않으면, 히브리 사람이 우리의 종이 되었던 것처럼, 우리가 그들의 종이 될 것이다. 너희는 대장부답게 나가서 싸워라!” 그런 다음에 블레셋 사람이 전투에 임하니, 이스라엘 이 져서 제각기 자기 장막으로 달아났다. 이스라엘 은 이 때에 아주 크게 져서, 보병 삼만 명이 죽었다. 하나님의 궤를 빼앗겼고, 엘리 의 두 아들 홉니 와 비느하스 도 이 때 전사하였다.
어떤 베냐민 사람이 싸움터에서 빠져 나와, 그 날로 실로 에 이르렀는데, 슬픈 나머지 옷을 찢고, 머리에는 티끌을 뒤집어쓰고 있었다. 그 사람이 왔을 때에, 엘리 는 길가 의자에 앉아서 길을 내다보면서, 마음 속으로 하나님의 궤를 걱정하고 있었다. 그 사람이 성읍에 이르러서 소식을 전하니, 온 성읍이 두려워하며 슬피 울부짖었다. 엘리 가 그 울부짖는 소리를 듣고 물었다. “저 소리가 무슨 소리냐?” 그 사람이 급히 달려와서 엘리 에게 소식을 전하였다. 그 무렵, 엘리 는 아흔여덟 살된 노인으로서, 눈이 어두워져서 앞을 거의 볼 수 없었다. 그 사람이 엘리 에게 말하였다. “저는 전쟁터에서 도망쳐 나온 사람입니다. 전쟁터에서 오늘 도망쳐 오는 길입니다.” 엘리 가 물었다. “젊은이, 무슨 일이 일어났소?” 소식을 전하는 그 사람이 대답하였다. “ 이스라엘 백성은 블레셋 사람 앞에서 도망쳤고, 백성 가운데는 죽은 사람이 매우 많습니다. 제사장님의 두 아들 홉니 와 비느하스 도 전사하였고, 하나님의 궤는 빼앗겼습니다.” 그가 하나님의 궤에 대한 소식을 전할 때에, 엘리 는 앉아 있던 의자에서 뒤로 넘어져, 문 곁으로 쓰러져서 목이 부러져 죽었다. 늙은데다가 몸까지 무거웠기 때문이다. 그는 마흔 해 동안 이스라엘 의 사사로 있었다.
그 때에 엘리 의 며느리인 비느하스 의 아내는 임신 중이었으며, 출산할 때가 가까웠는데, 하나님의 궤를 빼앗겼고 자기의 시아버지와 남편도 죽었다는 소식을 듣자, 갑자기 진통이 일어나, 구부리고 앉은 채 몸을 풀었다. 그러다가 그는 거의 죽게 되었다. 그 때에 곁에 서 있던 여인들이 “아들을 낳았으니 걱정하지 말아요!” 하고 말해 주었다. 그러나 산모는 대답도 없고, 관심도 보이지 않다가, 그 아이의 이름을 이가봇 이라고 지어 주며, “ 이스라엘 에서 영광이 떠났다” 하는 말만을 남겼다. 하나님의 궤를 빼앗긴 데다가, 시아버지도 죽고 남편도 죽었기 때문이었다. 거기에다가 하나님의 궤까지 빼앗겼기 때문에, 이스라엘 에서 영광이 떠났다고 말했던 것이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