바로 그 다음날, 하나님이 보내신 악한 영이 사울 에게 내리덮치자, 사울 은 궁궐에서 미친 듯이 헛소리를 질렀다. 다윗 은 여느날과 같이 수금을 탔다. 그 때에 사울 은 창을 가지고 있었는데, 그가 갑자기 다윗 을 벽에 박아 버리겠다고 하면서, 다윗 에게 창을 던졌다. 다윗 은 사울 앞에서 두 번이나 몸을 피하였다. 주님께서 자기를 떠나 다윗 과 함께 계시는 것을 안 사울 은, 다윗 이 두려워졌다. 그리하여 사울 은 다윗 을 천부장으로 임명하여 자기 곁에서 떠나게 하였다. 다윗 은 부대를 이끌고 출전하였다. 주님께서 그와 함께 계셨기 때문에, 어디를 가든지 그는 항상 이겼다. 다윗 이 이렇게 큰 승리를 거두니, 사울 은 그것을 보고, 다윗 을 매우 두려워하였다. 그러나 온 이스라엘 과 유다 는 다윗 이 늘 앞장 서서 싸움터에 나가는 것을 보고, 모두 그를 좋아하였다.
사울 은 (자기의 손으로 다윗 을 직접 죽이지 않고, 블레셋 사람의 손에 죽게 하려고 마음먹고,) 다윗 에게 말하였다. “내가 데리고 있는 나의 맏딸 메랍 을 너의 아내로 줄 터이니, 너는 먼저, 주님께서 앞장 서서 싸우시는 ‘주님의 싸움’을 싸워서, 네가 정말 용사인 것을 나에게 보여라.” 다윗 이 사울 에게 말하였다. “제가 누구이며, 제 혈통이나 제 아버지 집안이 이스라엘 에서 무엇이기에, 제가 감히 임금님의 사위가 될 수 있겠습니까?” 하고 사양하였다. 그런데 사울 은 딸 메랍 을 다윗 에게 주기로 하고서도, 정작 때가 되자 사울 은 그의 딸을 므홀랏 사람 아드리엘 과 결혼시키고 말았다.
사울 의 딸 미갈 이 다윗 을 사랑하였다. 누군가가 이것을 사울 에게 알리니, 사울 은 잘 된 일이라고 여기고, 그 딸을 다윗 에게 주어서, 그 딸이 다윗 에게 올무가 되게 하여, 그를 블레셋 사람의 손에 죽게 해야 하겠다고 혼자 생각하였다. 그래서 사울 은 다윗 에게, 다시 그를 사위로 삼겠다고 말하였다. 사울 이 신하들에게 지시하였다. “당신들은 다윗 에게 내가 다윗 을 좋아한다고 말하시오. 그리고 당신들도 모두 다윗 을 좋아한다고 말하시오. 이처럼 우리 모두가 다윗 을 좋아하니, 임금의 사위가 되라고 슬쩍 말하시오.” 사울 의 신하들이 부탁받은 대로 그런 말을 다윗 의 귀에 들어가게 하니, 다윗 은 “나는 가난하고 천한 사람인데, 어떻게 내가 임금님의 사위가 될 수 있겠습니까? 그것이 그렇게 쉬운 일로 보입니까?” 하고 말하였다. 사울 의 신하들은 다윗 이 한 말을 사울 에게 전하였다. 이 말을 들은 사울 은 “당신들은 다윗 에게 내가 결혼 선물로 아무것도 바라지 않으며, 다만 나의 원수 블레셋 남자의 포피 백 개를 가져와서 나의 원수를 갚아 주는 것만을 바라더라고 하시오” 하고 시켰다. ( 사울 은 이렇게 하여, 다윗 을 블레셋 사람의 손에 죽게 할 셈이었다.) 사울 의 신하들이 이 말을 그대로 다윗 에게 전하였다. 다윗 은 왕의 사위가 되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하였다. 그래서 결혼 날짜를 잡기도 전에, 왕의 사위가 되려고, 자기 부하들을 거느리고 출전하여, 블레셋 남자 이백 명을 쳐죽이고 그들의 포피를 가져다가, 요구한 수대로 왕에게 바쳤다. 사울 은 자기의 딸 미갈 을 그에게 아내로 주었다. 사울 은 주님께서 다윗 과 함께 계시다는 것을 알았고, 자기 딸 미갈 마저도 다윗 을 사랑하는 것을 보고서, 다윗 을 더욱더 두려워하게 되어, 마침내 다윗 과 평생 원수가 되었다.
그 무렵에 블레셋 지휘관들이 군대를 이끌고 침입해 와서 싸움을 걸곤 하였는데, 그 때마다 다윗 이 사울 의 장군들보다 더 큰 전과를 올렸기 때문에, 다윗 은 아주 큰 명성을 얻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