여인은 곧바로 남편에게 가서 말하였다. “하나님의 사람이 나에게 오셨는데, 그분의 모습이 하나님의 천사의 모습과 같아서, 너무나 두려웠습니다. 그래서 나는 그분이 어디서 오셨는지 감히 묻지도 못하였고, 또 그분도 나에게 자기 이름을 일러주지 않았습니다. 그런데 그분이 내게 말하기를, 내가 임신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니, 이제부터 포도주와 독한 술을 마시지 말고, 부정한 것은 어떤 것도 먹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. 그 아이는 모태에서부터 죽는 날까지 하나님께 바쳐진 나실 사람으로 살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.”
이 말을 듣고 마노아 가 주님께 기도드렸다. “주님, 우리에게 보내셨던 하나님의 사람을 우리에게 다시 오게 하셔서, 태어날 아이에게 어떻게 하여야 할지를 우리에게 가르치게 하여 주십시오.” 주님께서 마노아 의 기도를 들어주셔서, 주님의 천사가 다시 여인에게 왔다. 그 때에 그 여인은 밭에 앉아 있었는데, 남편 마노아 는 아내와 함께 있지 않았다. 그래서 그 여인은 급히 달려가 남편에게 말하였다. “와 보세요. 저번에 나에게 오셨던 그분이 지금 나타나셨어요.” 마노아 는 일어나 곧 아내를 따라가서, 그 사람에게 이르렀다. 마노아 가 그를 보고서, 저번에 자기의 처에게 말하던 그분이냐고 물었다. 그가 그렇다고 대답하자, 마노아 는 그에게, 지난번에 한 그 말이 이루어질 때에 그 아이가 지켜야 할 규칙은 무엇이며, 또 그 아이가 할 일은 무엇이냐고 물었다. 주님의 천사가 마노아 에게 일러주었다. 주님의 천사가 마노아 의 아내에게 일러준 모든 것을 그 아이가 지켜야 하고, 마노아 의 아내는 포도나무에서 나는 것은 어떤 것도 먹어서는 안 되고, 포도주와 독한 술을 마시지 않아야 하며, 부정한 것은 어떤 것도 먹어서는 안 되고, 주님의 천사가 마노아 의 아내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마노아 의 아내가 지켜야 한다고 말해 주었다.
그러자 마노아 가 주님의 천사에게, 새끼 염소를 한 마리 잡아 대접할 터이니, 잠시 기다려 달라고 하였다. 그러나 주님의 천사는 마노아 에게, 기다리라면 기다릴 수는 있으나 음식은 먹지 않겠다고 하면서, 마노아 가 번제를 준비한다면, 그것은 마땅히 주님께 드려야 할 것이라고 말하였다. 마노아 는 그가 주님의 천사라는 것을 전혀 알지 못하였다. 그래서 마노아 가 또 주님의 천사에게, 이름만이라도 알려 주면, 말한 바가 이루어질 때에 그에게 그 영광을 돌리고 싶다고 하였다. 그러나 주님의 천사는 어찌하여 그렇게 자기의 이름을 묻느냐고 나무라면서 자기의 이름은 비밀이라고 하였다.
마노아 는 새끼 염소 한 마리와 곡식예물을 가져다가, 바위 위에서 주님께 드렸다. 주님께서는 마노아 와 그의 아내가 보고 있는 데서 신기한 일을 일으키셨다. 제단에서 불길이 하늘로 치솟자, 주님의 천사가 제단의 불길을 타고 하늘로 올라갔다. 마노아 와 그의 아내는 이것을 보고,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렸다. 주님의 천사가 마노아 와 그의 아내에게 다시 나타나지 않자, 그제야 마노아 는 비로소 그가 주님의 천사인 줄 알았다. 마노아 는 아내에게 말하였다. “우리가 하나님을 보았으니, 우리는 틀림없이 죽을 것이오.” 그러자 그의 아내가 그에게 말하였다. “만일 주님께서 우리를 죽이려 하셨다면 우리의 손에서 번제물과 곡식예물을 받지 않으셨을 것이며, 또 우리에게 이런 모든 일을 보이거나 이런 말씀을 하시지도 않으셨을 겁니다.”
그 여인이 아들을 낳고서, 이름을 삼손 이라고 하였다. 그 아이는 주님께서 내리시는 복을 받으면서 잘 자랐다. 그가 소라 와 에스다올 사이에 있는 마하네단 에 있을 때에, 주님의 영이 처음으로 그에게 내렸다.